⋱ 사고 2일차(병원 상담-수술)
상태 : 절뚝이긴 하나 발뒷꿈치로 딛고는 다닐 수 있는 상태. 엄청 퉁퉁 부어있고, 욱신거림이 느껴진다.
내가 입원한 병원은 여러 병원들을 알아보며 전화를 돌리던중 마지막에 알아본 곳이었다 제일 가까워서..
그리고 오전에 상담 받을 수 있어서..!
오전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달려가서 생각보다 진료를 일찍 봤는데 (약 1시간 대기)
엑스레이 씨디 소견서 다 넘겼지만 엑스레이도 다시 찍고...
원장님 얼굴 잠깐 보고 골절이라며 별 설명도 없이 대뜸 mri찍잔다... 그 후 수술여부 결정하자고..
뭔가 등떠밀리는 기분이지만 일단 확실히 수술여부를 알고 싶었기에...
인터넷에 찾아보니 비수술이 꽤나 많길래 나랑 비슷한 사람들도 비수술 했길래
나도 비수술 ㅜㅜ 이러며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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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알아이 찍고나니 대뜸
중족골 골절 이거 수술 할래요 말래요? 오늘 오후
(네? 갑자기요????)수술 안하고는...
ㄴㄴ
ㅜㅜ
입원도 해야대요 3~5일
(입원 안하는 사람도 있던데...) 입원도 꼭 해야하나여? 저 출근해야하는데...
ㄴㄴ 해야함
그럼 입원 3일만 ㅜㅜ
ㅇㅋ 상담실에가서 비용설명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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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진료받으러 갔을 뿐인데 갑자기 등떠밀려 수술을 하는 기분이었지만
이미 첫번째 병원에서도 핀박는 수술을 할꺼라고 들었고 수술을 어느정도 각오는 했지만 이렇게 급하게요?ㅠ
상담실에서 비용이며 자세한 증상 이야기 듣고 이왕 온거 여기서 하자고 생각하며
퇴원일만 최대한 빨리 맞춰달라고 했다
집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온 우리 귀여운 고양이들 생각도 너무 나고 정말 정신없이 입원 수속 밟고
회사에 월, 화 연차도 내고... 엄마한테 말하고...
⦚
엄마 나 오늘 입원해...
?????갑자기?????
⦚
응... 갑자기
그렇게 입원하고 아침을 끝으로 굶으라해서 굶고 정신없이 입원수속 밟고...
ct mri 엑스레이 초음파 ㅡㅡ 진짜 찍을수 있는건 다 찍더라
그래 이왕 하기로 한구 속전 속결로 하면 좋지 싶었다. 존슨??쪽 골절로 핀 1개 6개월 후 핀뽑는 수술 한단다
난 오후 마지막수술이었고 수술을 실감하기도 전에 수술대에 올랐다...
어떤 아주머니는 무섭다고 울던데... 나는 아무생각도 없이 갔다...
오후 5시넘어서 들어갔고 마취는 하반신 척추마취였고 손목에 링거 꼽는게 아팠는데(바늘도 굵고 깊이 찔러서)
마취주사는 생각보다 안아팠다. 안보이는 등에서 차갑고 따끔한 바늘이 들어와서 움찔하긴 했지만
그렇게 마취도 하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술 직전에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하반신 척추마췬데 왜 내가 정신을 잃었는지..?
그렇게 정신차리고 일어나니 병실이고 침상에서 정신차리려니 들것처럼 들려서 침대위에 떨어져 있었다
수술 후 최소 6시간동안 화장실도 가지말고 절대 일어나지 말랬다. 두통약으로도 들지 않는 지독한 두통이 온다고...
수술실 마취과선생님은 8-12시간동안 누워있으래서 난 아예 다음날 일어날 작정으로 자는데
자꾸 간병인 아주머니가 장실 안가고 싶냐며 깨우신다.. 저 일어나면 안댄다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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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3일차 수술2일차
상태 : 전혀 발을 딛을 수 없어 콩콩 뛰어다녀야 한다. 뛰어다니는 발이 너무 아프다. 휠체어나 목발을 꼭 집어야 겨우 이동이 가능해서 화장실가기가 매우 불편하다. 무통주사를 맞았지만 아주아주 약간의 욱심거림은 있음. 욱심거림보다 다리저림등 자세가 훨신 불편하다.
그렇게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아침이 밝았다. 내 계획대로 12시간 자기 성공!
부축받으며 화장실 한번 갔는데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안나와서 바로 앞이 남자화장실인데 문을 열어놓고 싸야했다 ㅋ
환자의 인권은 어디에...?
마취는 12시간 지나니 거의 풀렸고 무통을 맞고 있어서 그런가 하나도 안아프다.
다리를 올리고 있어야 빨리 낫는대서 열심히 실천하고 얼음찜질하고...
외래도 다녀오고 면회온 가족도 보고... 근데 병원에서 시간이 그렇게 안간다더니 사실이었다 ㅋㅋ...
약때문인지 입과 코가 너무 마르고 목마르고 화장실가기는 여전히 불편하고
그래도 익숙해지겠다고 휠체어 연습도 하고... 심심하니 왓챠도 보고...
병원밥은 너무 맛없고 저녁일찍 불을 끄는데 다리가 조금씩 저리고 욱신거린다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불편해서 잠을 뒤척였다
그래도 무통이 잘듣는 체질인지 불편은했지만 고통은 적었다. 얼른 딛고 일어나고 싶어서 발가락 살짝 움직이기
뒷꿈치 감각 익히기 정도만 하는데도 욱신 거린다.. ㅜㅜ 그래 너무 이르긴 하다...
⋱ 사고4일차 수술3일차
상태 : 전혀 발을 딛을 수 없지만 조금씩 풀어주고 힘을 줘보려고 노력은 해본다. 차도는 없다. 휠체어가 익숙해졌다. 무통주사를 빼도 많이 아프진 않지만 욱심거림등이 약간 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이 생활도 좀 익숙해 졌다.
불편함은 똑같지만 밥도 여전히 맛없지만 빨리 났겠다는 일념하나로...
맛없는 밥 열심히 먹고 발가락 움직이기도 한번씩 해보고 뒷꿈치 감각 익히기도 해본다.
다리 운동도 조금씩 한다. 조금씩 움직여놔야 재활할때 도움이 될듯하여...
무통도 오후엔 뺏는데 무통빼기 전후를 잘 모를 정도로 고통은 없다. 약을 먹어서 일지도
시간도 빨리간다. 누워서 뒹굴뒹굴하고 삼시세끼 밥만먹으면 밤이다
근데 너무 안씻어서 머리는 진짜 떡이 지고 기름지고 얼굴도 만신창이다.
하룻밤만 참으면 퇴원이니ㅜㅜㅜ 하면서 꾹 참았다 괴로워 미치는줄
⋱ 사고5일차 수술4일차
상태 : 발은 전혀 딛을 수 없고, 발끝의 종이로 살짝 딛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넘어질꺼 같다. 택시를 타고 내리는데도 힘들고 목발로 손의 힘에 의해서만 이동한다. 훨씬 욱신거린다. 붕대를 다시 감아서 그런지, 한 30분 조금 넘게 앉아있었다고 그러는지 붓고 아픈 기분이 조금 더 든다. 소독차 불러봤을때 붓기가 훨씬 덜 하다. 거의 붓기 없어보인다.
드디어 퇴원이다. 퇴원은 너무 설레고 좋은데, 회사도 걱정이고, 출근은 꿈도 못꾼다.
발은 전혀 딛을 수 없는데 어떻게 출근은 하나 싶다.
병원은 여전히 상냥하지 않다. 11시넘어서 퇴원하라고 해놓고는 원장님이 소독하신다고 대기 시키더니
또 안오시고 몇일 뒤에 소독할때 보겠다며 간호사분이 소독하시고 가신다.
에휴... 잠깐 이동하는것도 너무 힘든데, 어떻게 병원까지 소독하러 갈지 막막하다.
목발을 집고 다닌다. 목발은 손목과 겨드랑이가 너무 아프다.
휠체어도 잠깐은 괜찮지만, 손목에 무리가 가긴 한다.. 그래도 목발보단 낫다.
택시를 타고 오르는 것도 너무 힘들다.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다. 집으로 돌아오니 너무 좋다.
다리는 여전히 불편하고 오히려 병원이 편하긴 하다.
병원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니깐.. 하지만 마음이 너무 울적했다.
나는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 해결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다.
회사에도 양해를 구해야한다...
회사 과장님 차장님, 부장님... 전화하고 또 전화해가며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했다. 사고는 나의 탓은 아니지만, 어쨋든 내 불찰이기도 함으로...
회사에서는 경위서와 산재처리를 할 것을 요청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재택이라도 하겠다고 거의 빌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양해를 해주신것이다.
병원에 산재 처리를 알아보고 목요일날 산재 서류를 작성하기로 하고
나도 나 나름대로 산재처리 문서등을 작성하고 알아보고 보내야한다.
정신도 없고 바쁘다 우울해질 시간도 없는데..
집에서는 어느 곳 하나 집을데 기댈데가 없어서 콩콩이 발로 다니며 기어다니기도 하고 별짓을 다한다.
일어서고 앉을때 무릎에 무리가 가는게 느껴지니, 왼쪽 다리가 낫기도 전에 오른쪽 다리가 먼저 나갈까봐 걱정이다.
오랜만에 샤워도 했다.
한쪽 발은 비닐에 잘 감싸서 고무줄로 두르고 주저 앉아 약간 높은곳에 걸쳐서(세숫대아 같은것)
샤워를 샤샤샤샥하면 됬다. 생각보다 빨리 했고, 너무 오랜만에 개운했다.
인터넷에서 샤워 커버 같은거 판다고 했는데 ㅎㅎ 안사도 될꺼같다!!
병원이 몸도 발도 더 편하지만.. 집에오니 마음이 살꺼같다.